Chang Han (Chang Seok Han) 한창석

Employment

Associate professor (2019.4 - present) Kyung Hee University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2017.6 - 2019.3) Seoul National University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2016.5 - 2017.5)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2014.4 - 2016.4) Ludwig Maximilian University in Munich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2013.12 - 2014.2) Green technology center, Korea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2013.9 - 2013.10) Seoul National University

Education

Ph D (2010 - 2013) 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MS (2008 - 2010) Seoul National University

BA (2002 - 2008) Seoul National University

FUNDING and AWARDS

2022 - 2026 우수신진연구, 한국연구재단

2017 – 2022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대통령 post-doc 펠로우십), 한국연구재단

2017 – 2020 ARC Discovery Early Career Researcher Award (DECRA), Australia

2016 – 2019 UQ Fellowships,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Australia

2014 – 2016 Marie Curie International Incoming Fellowship, EU

2013 핵심연구분야 우수인력발굴사업(Young Scientists), 기초기술연구회

2013 ASAB Research Grant, the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Animal Behaviour, UK

2011 Rosemary Grant Award, the Society for the Study of Evolution, USA



TMI

Sexual conflict

저는 곤충 행동의 진화를 연구하는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이며, 지금까지 소금쟁이를 주 실험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소금쟁이의 교미는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에게 강압적으로 올라타서 교미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교미는 암컷의 생식기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우리나라의 등빨간소금쟁이는 암컷의 생식기가 내부로 숨겨지면서 수컷의 강압적인 교미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다른 소금쟁이들과 다르게 암컷이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개체군에서는 수컷이 다시 교미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형질이 진화하게 됩니다. 수컷 등빨간소금쟁이는 암컷 등 위에 올라타서 다리로 물결 신호를 만들며 구애를 하기 때문에, 물 속에서 다가오는 포식자의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컷은 교미를 허락하지 않으면 포식자의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컷의 구애를 받아주고 교미를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등빨간소금쟁이 수컷은 포식자를 이용한 ‘협박 구애’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협박 구애는 등빨간소금쟁이의 다른 행동의 진화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등빨간소금쟁이 암컷은 포식자에 대한 반응과 수컷 신호에 대한 반응에 연관성을 나타냅니다. 즉, 포식자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암컷은 수컷의 구애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교미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부 등빨간소금쟁이 수컷 개체군에서는 신호를 내지 않는 수컷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몸 크기가 작은 수컷의 경우, 짧은 다리 때문에 신호를 만들어내는 세기가 약하고, 따라서 협박 구애의 효과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번식 전략을 지닌 수컷은 서로 다른 행동 연관(행동 신드롬)을 나타냅니다. 아마도 신호를 내는 수컷은 포식자가 있어도 적극적으로 활동했을 때 교미 횟수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협박 구애 신호를 내는 수컷은 교미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개체일수록 돌 틈에 숨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성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신호를 내지 않는 수컷에게는 이러한 행동 연관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신호를 내지 않는 수컷의 경우, 행동의 적극성은 교미 성공도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Animal personality

저는 소금쟁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물 행동의 개체성에 대해 인식하고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수컷은 신호를 항상 활발하게 내는 반면에, 또 다른 수컷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암컷은 교미를 빨리 시작하는 반면에, 또 다른 암컷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동물의 행동은 나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개체마다 분명한 차이를 보이며 그 차이가 시간이나 상황에 따라 유지되기도 합니다. 제가 연구했던 귀뚜라미공격성, 활동성, 교미 행동을 개체마다 다르게 나타냈고, 소금쟁이도 활동성, 교미 행동, 위험한 상황에서의 반응에서 개체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여러 행동에서 나타나는 개체 차이는 서로 연관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활동적인 개체는 더욱 공격적이거나 구애 활동도 활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행동신드롬(behavioural syndrome)이라고 불립니다. 동물행동학자들은 행동의 개체성과 행동신드롬을 동물의 ‘성격’이라고 정의하면서 최근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박사 과정부터 동물의 성격 행동의 진화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호주 동부 해안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소금쟁이를 연구하면서, 소금쟁이의 행동이 개체 수준에서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이에 따른 행동 변화가 생존이나 교미 성공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또 유충 시기의 밀도 환경과 성충 시기의 밀도 환경이 나중의 행동 발현에 어떻게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이 실험부터 저는 양적유전학(quantitative genetics) 연구를 조금씩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동물 성격 연구를 깊고 정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적 유전학 분석법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행동생태학에서는 육종법에서 사용되어오던 양적유전학 분석법을 이용하여 동물의 행동을 개체 수준에서, 유전체 수준에서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의 LMU에서는 쌍별귀뚜라미를 실험 대상으로 환경에 따른 동물 성격 행동의 변화와 유전적 바탕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이광범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서 귀뚜라미의 합성 먹이에서 단백질이 포함된 정도를 조절하여 환경 스트레스를 만들어 냈고, 그 조건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단백질이 풍부한 먹이에서 자란 귀뚜라미 수컷일수록 공격성 행동의 개체 내 차이가 더욱 커졌습니다. 단백질을 많이 먹고 자란 수컷은 몸집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싸움에서 이기는 상황에서는 더욱 크게 공격성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단백질 스트레스는 행동-형태 간의 유전적 연관성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스트레스 환경에서는 형질 간 유전적 연관성이 느슨해지면서, 각 형질들이 빠르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먹이 환경과 더불어 사회적 환경이 귀뚜라미의 성격 행동이 미치는 영향도 살펴보았습니다. 성충 단계에서 다른 개체와의 사회적 경험을 풍부하게 한 수컷 귀뚜라미 집단에서 공격성의 개체 간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사회적 경험이 행동의 개체 차이를 크게 만든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행동생태학에서 양적유전학 분석법은 행동의 개체 차이와 연관성을 여러 수준(개체 간/개체 내)에서 분석하고 그 유전적 바탕을 연구하는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연구에서 귀뚜라미의 여러 행동과 정자 수(sperm number)와 같은 생리 형질간의 연관성을 양적유전학 분석법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더 공격적인 행동을 나타나는 수컷의 유전형(genotype)일수록 정자도 더 많이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반면에 개체 내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개체 간/내 수준에서 서로 다른 기작이 작용하고 있으며, 연관성이 서로 독립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적유전학 분석법을 이용한 실험은 많은 개체를 대상으로 형질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험 과정이 지루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데에도 복잡한 통계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형질의 유전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그 형질의 진화를 예측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양적유전학 실험은 충분히 가치 있는 실험입니다. 물론 노력한 만큼 연구 결과가 더 좋은 학술지에 실릴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Social effect

행동을 양적유전학으로 분석하면서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회적 영향입니다. 다툼, 구애, 협동, 양육 등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다른 개체와의 상호작용은 자연계에서 매우 흔하게 관찰됩니다.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형질의 유전적 변이를 변화시키며 개체의 형질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개체의 공격성은 자신이 공격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지만 싸움에서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즉, 개체의 표현형은 자신이 지닌 유전형의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다른 개체의 유전형의 간접적인 영향도 받게 됩니다. 이처럼 개체의 표현 형질이 다른 개체의 유전형에 영향을 받을 때, 이것을 ‘간접적 유전 영향(indirect genetic effect, IGE)’ 또는 ‘사회적 유전 영향(social genetic effect)’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소금쟁이의 동성 간 성행동에서 이러한 사회적 유전 영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소금쟁이 수컷은 성 구분 능력이 떨어져서 수컷이 때로는 다른 수컷에게 올라타서 교미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자기가 올라탄 개체가 암컷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라서 떨어지곤 합니다. 재미있게도, 수컷 소금쟁이의 동성 간 성행동은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어느 정도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즉, 어떤 수컷에게는 다른 수컷이 암컷으로 오해하고 더 많이 교미시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소금쟁이의 동성 간 성행동은 수컷 소금쟁이의 교미 성공도를 높여주는 전략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수컷이 많은 수컷 편향적인 성비 조건에서는 깐깐하게 성 구분을 해서 교미시도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아무나 붙잡고 일단 교미시도를 하는 편이 오히려 암컷과 만날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것입니다.

귀뚜라미의 공격성에도 사회적 유전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귀뚜라미 수컷은 상대의 유전형에 따라 어느 정도 공격성을 다르게 나타냈습니다. 또 새로운 사실은, 사회적 유전 영향의 정도가 환경에 따라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귀뚜라미를 서로 다른 밀도 환경에서 성장시켰을 때, 낮은 밀도 환경에서 성장한 수컷 귀뚜라미는 공격성에 사회적 유전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높은 밀도에서 성장한 귀뚜라미의 공격성에는 사회적 유전 영향이 없었습니다. 즉, 높은 밀도에서 성장한 귀뚜라미는 상대가 누군지 상관없이 공격성을 나타냈습니다.